주인님 시뮬레이션

저자명 환밤
출판사명 페리윙클
Ebook 출간일 2025년 11월 20일
장르 로맨스
권 수 총8권(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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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키우기 시뮬레이션을 했다.

내 새끼를 전쟁에 꼭 참여시켜야 한다기에 보냈더니 엔딩이 났다.

그렇게 내 새끼는 한 나라의 전쟁 영웅이 되었다. 모든 게 완벽한 엔딩이었으나 더 이상 내 새끼를 보지 못한다는 사실에 상실감을 느꼈다.

 

<당신은 당신의 반려를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하실 수 있으십니까?>

 

“…나한테 남은 건 내 새끼밖에 없는데.”

가족도 사고로 잃었다. 날 위하는 척하던 인간도 잃었다. 돈도, 집도 있다만 그것들은 삶을 충족시키지 못했다.

 

<당신의 소원은 무엇입니까?>

 

그런데 알림창이 뜨면서 소원을 들어준다고 했다.

어차피 죽지 못해 사는 인생이다. 거들떠보지 않고 내 새끼를 보고 싶다고 했다.

그러자…… 엔딩의 마지막 장면에 내가 있었다.

 

* * *

 

“가지 마.”

자신을 내 새끼라고 말한 사람이 뒤에서 망토를 잡았다.

“난, 나는, 주인님한테 강압적으로 못 해. 할 수가 없어.”

그마저도 조금이었기에 숨을 죽였다.

강아지였을 때는 알기 쉬웠다. 굳이 복잡하게 생각할 것 없이 나를 무척이나 좋아한다는 게 느껴졌으니까. 그래도 사람이라고 하니 무서웠다.

“그러니까 빌게. 제발, 제발 가지 마. 주인님, 주인님, 난, 주인님이 없으면 아무것도 못 해. 할 수가 없어.”

이런 내가 뭐라고 너한테 가치가 있을까?

사람이 불편했다. 좋기보다는 단점만 많은 게 사람이었기에 최대한 거리를 두고자 도망쳤다. 말만 소중하다 하고, 기억도 지우려 하고, 냅다 도망쳐 버린 사람이 뭐가 좋다고 붙잡을까.

나였으면 진작에 포기해 버렸을 거라고 여겼다.

“주인님을 위해서라면 평생 백치가 돼도 좋아.”

그런데도 붙잡아주는 게 고마웠기에 뒤를 돌아볼 수 있게 됐다.

“주인님이 내 삶의 이유야.”

나 역시도 삶의 이유가 같았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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