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녀왔습니다!

같은 그룹에 근무하지만, 기획 조정 본부 본부장인 동호와 호텔 홍보 실장인 주연은 친분이 전혀 없는 사이이다.

둘에겐 공통점이 있다.

‘이혼 같지 않은’ 이혼의 전적을 가졌다는 것, 누구에게나 친절하다는 것, 그리고 연애나 결혼에 대해 일절 관심이 없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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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창립 기념식에서 인사를 나누게 된 두 사람은 어쩔 수 없이 함께 저녁을 먹게 된다. 동호에게도, 주연에게도 썩 내키지 않는 자리이다.

하긴 연애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는 남자와 비혼주의자인 여자가 만났으니 불편한 게 당연하다.

친구 창민의 폭탄 같은 말을 듣기 전까지는 그랬다.

‘사실 얘도 한 번 갔다 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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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용과 조심스러움. 더러 그런 것들을 강요당하고 있다는 생각, 안 들어요?”

동호가 물었다.

고개를 끄덕이며 주연이 대답했다.

“신중함과 적당함, 그것들을 상시 유지해야 하는 게 굉장한 노동처럼 느껴질 때가 있죠.”

신기할 정도로 같은 생각을 가진 두 사람은 서로에게 무섭게 빠져든다.

“지들은 될 때까지 하면서, 될 때까지 해 보려고 기를 쓰면서, 고작 한 번 다녀왔다는 이유만으로 차별당하는 게 너무 억울하죠?”

그녀의 말에 동호가 나직하게 웃음을 터뜨렸다.

속이 다 후련했다.

지들은 될 때까지 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