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우 씨, 우리 이혼할까요?”

차해우. 아연의 남편. 보호자.

내 사랑하는 사람들을 진창에 처박고 다시 건져 낸 남자.

그리고 불행의 공범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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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이 남긴 빚을 감당하기 위해 원수나 다름없는 그와 결혼한 지 4년.

아연은 두 갈래 길 위에 서 있다. 용서와 청산, 혹은 이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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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 남편이 죄인인 게 싫어요. 나는 그냥, 평범하고 싶어요.”

“…….”

“평범한 부부들처럼 가끔은 싸우고, 가끔은 오가다 입 맞추고.”

“…다른 남자가 필요하다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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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허벅지를 짚고 다가섰다. 손 아래 잡힌 근육이 긴장으로 솟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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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도 해 줄 수 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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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아랫입술을 머금기 직전, 그가 아연을 밀어 냈다.

정욕과 의심이 섞인 눈이 그녀의 의도를 캐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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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행복해지고 싶어요. 그러기 위해 당신을 사랑해야 한다면…….”

“…….”

“나는 기꺼이 그럴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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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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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랑까지는 바라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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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갑게 질린 얼굴은 거절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