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이는 빛
저자명 | 수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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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명 | M블루 |
장르 | BL |
권 수 | 4권(완결) |
* 게임판타지, 차원이동, 드래곤공, 강공, 다정공, 인간수, 미인수, 허당수, 넷카마수, 사건물
촉망받는 피겨 스케이팅 선수였던 최빛.
현재는 사고로 두 번 다시 빙상 위에 설 수 없게 된 불운한 청년에 불과했다.
고독과 상실감으로 하루하루를 보내던 빛은 누나의 추천으로 가상현실 온라인 게임 ‘루바토’를 접한다.
현실과는 다르게 자유롭게 두 다리를 움직일 수 있는 세계.
빛은 루바토의 매력에 금방 빠져들지만, 서툰 컨트롤로 인해 어느 길드를 가도 배척받고 만다.
그럼에도 게임을 그만둘 수 없는 이유가 있었다.
얼음 마법을 익힐 수 있는 라자리스 마술서로 다시 한번 빙상 위에서 안무를 펼치고 싶었던 빛.
하지만 라자리스 마술서는 좀처럼 사기 힘든 고가의 아이템이었다.
결국, 빛은 돈벌이를 위해 ‘넷카마’ 행세를 시작하게 되고…….
어느 날 여성형 캐릭터 ‘비치나’로 접속해 있던 빛의 앞에 빈사 상태의 드래곤 나이트가 나타난다.
힐러였던 빛은 약간의 동정심으로 드래곤 나이트를 회복시켜 주고, 그에게서 어떤 부탁을 받는다.
“힐러님인 것 같은데 저 좀 도와줄 수 있으십니까?”
“…파티는 있으세요?”
“아뇨, 저 혼자입니다.”
이상하리만치 공격 스탯만 높은 드래곤 나이트, 켈릭 볼프강.
그는 파티 제안이 의아하리만치 압도적인 힘의 소유자였다.
빛은 작은 의문을 가지면서도 켈릭과 함께하는데…….
-본문 발췌-
“힐러님은 독특한… 분이시군요.”
“네? 뭐가 특이하다 하시는 거예요?”
손가락을 입가에 가져간 비치나는 얼굴을 살짝 붉히며 볼프강을 올려다보았다. 연분홍색의 홍조와 살짝 벌어진 얇은 입술, 물기를 머금은 금색 눈동자는 빛이 보기에도 사랑스러웠다.
한층 더 얼굴이 굳어진 볼프강은 검을 갈무리하며 다음 장소로 이동하며 말했다.
“말투나 행동이 유다르십니다.”
“너무해요. …저 이래도 귀엽다는 소리 많이 듣는 여자거든요?”
블랙리스트에 오른 두 번째 아이디는 멋대로 여성 유저라고 착각하는 놈들에게 진실을 말해 주지 않았을 뿐, 직접 여자라고 밝히진 않았다. 제 입으로 성 정체성을 부정하며 거짓말을 하는 것은 처음이었는데 썩 좋은 기분이 아니었다. 양심의 가책은 둘째 치고, 자신이 내뱉은 말에 거부감이 들었다. 눈앞에 있는 드래곤 나이트의 마음을 빠르게 훔쳐 내지 못하면, 정신력이 고갈되어 날마다 이불을 발로 찰 것이다. 아니, 당장 오늘 밤부터 잠들기 전 이불을 걷어찰 것이 분명했다.
“여자…이신 겁니까?”
“네. 남자 유저인 줄 아셨어요?”
“알겠습니다.”
“뭘 아셨다고 말하시는 거예요?”
“앞으로 치나 양이라고 불러 드리겠습니다.”
매일 솔플을 뛰는 놈이라 그런가 말하는 것이 범상치 않았다. 대개는 치나 님, 혹은 힐러님이라고 부를 터인데 볼프강은 빛의 성별을 알게 된 후로 치나 양이라고 꼬박꼬박 양을 갖다 붙였다.
저 정도의 공격력을 뽑아낼 수 있다면 서버에서 이름을 날리고 있을 터인데, 볼프강은 늘 혼자 던전을 돌았다. 어딘가 이상한 구석이 있으니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거였다.
싸한 기분이 느껴져서 지금 당장 볼프강과 멀어지고 싶지만, 노리는 것이 있으니 어울려야 했다. 모듈을 쓰고 있는 빛의 머리에서 두통이 생기는 듯했다. 뭐라 답을 해 줘야 될지 모르겠는 빛은 활짝 웃는 감정 표현을 사용했고 연분홍색 머리를 가진 비치나가 웃었다.
“그렇다면 전 볼프강 님이라고 불러도 되나요?”
“저는 켈릭 볼프강입니다. 켈릭이라 불러 주시면 됩니다.”
“음… 그러면 켈릭 님이라고 부를게요.”
비치나와 함께 던전을 돌고 있는 드래곤 나이트 머리 위에는 볼프강 단 세 글자만 적혀 있었다. 볼프강은 루바토에서 사용되는 닉네임이고 실제 플레이어의 이름은 따로 있는 것이다. 외국인이 아닌 이상 켈릭 볼프강이 본명일 리가 없다. 그렇다면 저 드래곤 나이트는 자신의 캐릭터에 성을 따로 붙여 설정 놀이를 즐기는 놈이라는 것이다. 빛은 당장 눈앞에 있는 중이병 환자에게서 탈출하고 싶어졌지만 참아 냈다. 적어도 볼프강… 아니, 켈릭의 인벤토리에 뭐가 있는지 확인할 때까지는 장단을 맞춰 주리라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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